탐스러운 귤은 시현이가 좋아할 만 하다. 들기에 알맞고 입으로 가져가기에도 둥글하니 얼마나 먹고 싶을까. 하지만 9개월, 돌이 지난 후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따로 있다. 좀 더 있다 먹어야해서 먹지말도록 귤을 뺏었더니 저렇게 운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할때 요즘 저렇게 우는데,,,떼 쓰는거다.
시현이가 책을 본다. 이제 읽어주지 않더라고 스스로 책을 가져다가 책장을 넘겨가며 그림을 본다. 시현이가 좋아하는 '아주 배고픈 애벌레'책. 앗..근데 누군가 션이에게 말을 걸었군...독서를 방해하는 녀석 누구냐...'난 미국에서 온 미스타 몽.' ^^; 스토리 있는 사진연출 재미나네..주연은 션. 조연은 미스타 몽. 감독은 호아맘.
에버랜드에 시현이와 소풍갔다. 시현이 점심시간은 수유실에서 해결할 수 있었고, 수유실 앞에는 유모차 주차장까지 완비가 되어있다. 몰랐던 유아들의 공간...시현이가 걸음마하면 그때 또 오도록 하자. 유모차에 앉아서도 몸을 밖으로 빼놓고 이리저리 둘러보았는데, 걸으면 얼마나 여기저기 뛰어다닐까...앞날만 생각하면 자꾸 엄마는 설레인다.
마치 CIA요원처럼 시현이가 자판을 두드리며 password를 입력하는 중. 뭐든 누르면 '드' 소리가 나니까 자판누르고 화면 한번 쳐다보고..뭔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듯이 요즘 귀여운 행동을 많이 보여준다. 컴퓨터 본체에 있는 버튼을 눌러 전원켜기는 a piece of cake~
시현이가 과자를 먹어도 괜찮을까...엄마는 걱정만하고 사줄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 역시 발빠른 윤신이 이모가 과자를 보내왔다. 만 8개월되어 과자를 먹는다. 야무지게 저렇게 잡고 입에 넣어가면서 마치 먹어본듯이 잘 먹는다. 진작 사줄껄 그랬나보다...뭐든지 잘 먹는 모습이 너무 예쁜데...난 이렇게 잘 먹지 못했으니 할머니는 얼마나 속상하셨을지..지금이라도 맛있게 먹는 걸 시현이에게 배운다.
시현이가 어릴적(^^) 입던 원숭이 올인원 수트. 입으면 원숭이로 변장이 가능한 옷이었는데 이제 작아서 입을 수 없다. 윤신이 이모가 미국서 사다준 옷을 어릴적 예방접종하러 나갈때 몇번 입히고 못입혀 아깝다. 9개월된 시현이에게 머리에 씌우고 기념촬영이라도 하려고 하는데 고때 심통이 났다. 이 원숭이옷은 이제 태어난 아가지만 시현이와 나중엔 친구가 될 찬희에게 물려주었다. 안녕 원숭아~ㅋㅋ
아빠가 읽어주는 '우리아빠가 최고야'. 브라운의 책들 중 그의 그림이 돋보이는 책인것 같다. 어쩜 오빠를 만난적도 없는데 이렇게 똑같이 그려주셨는지 시현이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ㅋㅋ 오빠랑 닮은 아빠의 얼굴이 그려져있는 책. 거기다 엄마의 눈썹드로잉까지 첨가되어 시현이는 책한번 보고 아빠얼굴 한번 보고...'오잉..똑같네..'라고 느끼는 것 같다. 이렇게 책 읽어주는 시간이 아빠에게도 시현이에게도 최고의 순간이길....엄마는 흐믓하게 바라본다.
시현이가 거울을 통해 밖을 보게 되었다. 거울 속의 자신과 그걸 지켜보는 자신을 인식한다. 또 다른 사람도 인식하는 것 같다. 이것이 자기 존재를 알게 되어버린 라캉의 거울단계일까. 시현이는 정말 무엇을 느낄까 너무 궁금하다. 거울앞에서 자기 얼굴도 보지만, 가장 재밌는 것은 할머니 화장품을 바닥으로 던지는 것. 이미 할머니의 콤팩트 파우더는 금이 갔고, 할머니는 엄마에게 청구하신다. -.-; 할머니의 화장품들은 여기저기 올려져있고, 어디 나가실때면 방문을 닫고 나가신다. 하지만 안계신 틈을 타서 안방으로 향하는 꼬마 라캉 시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