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논문쓰는 동안에 시현이가 엄마 뱃속에서 고생이 많았지. 그때는 엄마가 항상 앉아서 컴퓨터를 해야했고, 무거운 책을 들고 도서관을 다녀야했고, 그림들도 설치해야했고, 긴장 속에 심사도 해야했고, 매주 논문지도 받으러 이대를 다녀야했다. 누군가 무슨 태교를 했냐고 물으면 엄마는 논문태교를 하였다고 답한다. 시현이에게는 별다른 태교를 하지 못하고 엄마 꿈을 쫓아 논문을 마무리해야했던 상황이라 이렇게 답을 하고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지난 2월 13일 씩씩하게 시현이가 태어나 엄마는 10일 후에 있을 대학원 졸업식에 가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었단다. 하지만 조리원에서 나가지 못하고 몸을 추스려야했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결국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지. 그래서 이번 여름학기 졸업식에 살짝 가서 가운을 입고 시현이를 안고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시현이랑 사진을 남기니 더 의미있는 듯하다.
바구니로 시현이 자동차를 만들어 1103호 관광을 시작한다. 관광 중에 시현이는 편안하게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돌보는 나는 더불어 마루 걸레질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발명품! 역시 센스쟁이 할머니의 아이디어다. 하지만 시현이가 결국 옆으로 나오다 꽈당하는 바람에 이 자동차는 더이상 볼 수 없다. ㅎㅎ